본문 바로가기

하해의 품15

글을 읽고_동물농장(조지오웰) 일곱 계명 ​ 1.무엇이건 두 발로 걷는 것은 적이다. 2.무엇이건 네 발로 걷거나 날개를 가진 것은 친구다. 3.어떤 동물도 옷을 입어서는 안 된다. 4.어떤 동물도 침대에서 자서는 안 된다. 5.어떤 동물도 술을 마시면 안 된다. 6.어떤 동물도 다른 동물을 죽여선 안 된다. 7.모든 동물은 평등하다.-28"저기 저 위에 말이야, 동무들." 그는 커다란 부리로 하늘을 가리키며 엄숙하게 말하곤 했다. "저 검은 구름 너머에 말이야, 우리 불쌍한 동물들이 영원히 노동에서 해방되어 편안히 쉴 수 있는 슈거캔디산이 있어!" 자기가 언젠가 한번 하늘 높이 날다가 실제로 그 나라에 들어가 본 적이 있고 거기서 사시장철 클로버와 아마씨케이크가 자라는 풀밭과 각설탕이 자라는 울타리도 제 눈으로 보았다고 그는 말했다.. 2024. 11. 17.
글을 읽고_존재의 세가지 거짓말(아고타 크리스토프) ​ "귀여운 것들! 내 사랑! 내 행복! 금쪽같은 내 새끼들!" 우리는 이런 말들을 떠올릴 적마다 눈에 눈물이 고인다. 이런 말들은 잊어야 한다. 이제 아무도 이런 말을 해주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 시절의 추억은 우리가 간직하기에는 너무 힘겨운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연습을 다른 방법으로 다시 시작했다. 우리는 말했다. "귀여운 것들! 내 사랑! 난 너희를 사랑해…… 난 영원히 너희를 떠나지 않을 거야…… 난 너희만 사랑할 거야……영원히…… 너희는 내 인생의 전부야…… ." 반복하다보니, 이런 말들도 차츰 그 의미를 잃고 그 말들이 주던 고통도 줄어들었다.-27 "아저씨도 아시다시피, 우는 건 소용없는 짓이에요. 우리는 절대로 울지 않아요. 우리는 아저씨처럼 어른이 아니라구요." 그는 웃으며 .. 2024. 11. 14.
글을 읽고_바빌론의 탑_단편집 중 일부(테드창) 그의 오감은 반란을 일으키며 그 어떤 물체도 이토록 높게 솟아 있을 수는 없다고 주장하고 있었다. 탑을 올려다보면 자신이 대지 위에 서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던 것이다. 과연 저런 곳에 올라가도 되는 것일까?-19"수레를 소중히 다루게. 그 어떤 인간보다도 더 많이 탑을 오른 수레라네." "자넨 이 수레가 부러운가?" 난니가 물었다. "아니. 꼭대기에 올라갈 때마다 그 수레는 다시 제일 아래층까지 내려와야 해. 난 도저히 그럴 수 없을 거야."-25태양이 까마득하게 먼 곳에 있는 세상의 가장자리 아래로 넘어가면서 하늘은 조금씩 어두워졌다. "괜찮은 구경거리였지, 안 그런가?" 쿠다가 물었다. 힐라룸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그는 밤의 정체를 깨달았던 것이다. 밤이란 하늘을 향해 드리.. 2024. 11. 13.
글을 읽고_속죄(이언매큐언) 그러나 어른처럼 보이는 데 겉치장보다 훨씬 더 효과가 있었던 것은 자제하려고 애를 쓰는데도 불구하고 언뜻언뜻 드러나는 가식적인 관대함이었다.-58__억명의 사람들이 __개의 생각들을 가지고 자신만은 특별하다고 생각하며 살아가는 이 세상은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한 곳이었다. 이런 세상에서는 사실 어느 누구도 특별할 수 없었다. 모두 자신은 특별하다고 생각하지만, 바로 그 때문에 아무도 특별하지 않았다.-61 그녀의 눈앞에서 벌어진 일은 실제로 일어난 일이었다. ...... . 그녀가 아는 평범한 사람들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한 인간이 다른 인간에게 어떤 힘을 휘두룰 수 있는지, 그리고 모든 일이 틀어지는 것이, 그것도 완전히 틀어지는 것이 얼마나 쉬운지를 희미하게나마 깨달았다.-65 사.. 2024. 11. 12.
글을 읽고_변신(프란츠 카프카) 그가 자기 방에 들어서자마자 문이 황급히 닫히고, 단단히 빗장이 질려 차단되었다. 등뒤에서 난 갑작스러운 소음에 그레 고르는 너무도 놀라 그의 작은 다리들이 휘청 오그라들었다. 그렇게도 서둔 것은 누이동생이었다. 똑바로 벌써부터 거기 일어서서 기다렸다가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앞으로 튀어 왔기 때문에 그레고르는 누이동생이 오는 소리조차 못 들었던 것이다. 그러고는 문 속에 꽂힌 열쇠를 돌려 잠그며 누이는 「마침내!」 하고 부모를 향해 소리쳤다. 「그럼 이제 어쩐다?」 자문하며 그레고르는 어둠 속을 둘러보 았다. 곧 그는 자기가 이제는 도무지 꼼짝을 할 수 없게 되었음을 발견했다. 그것이 놀랍지는 않았다. 지금까지 이 가느다란 작은 다리를 가지고 실제로 몸을 움직일 수 있었다는 것이 오히려 부자연스럽게 생각되.. 2024. 11. 11.
글을 읽고_바늘과 가죽의 시(詩) (구병모) 백 아니면 흑. 나 아니면 너. 우리 아니면 그들. '아니면'의 자리에 '과'나 '와'가 들어가는 일은 흔치 않다. 간혹 짝지어서 불리는 예외도 있는데 죽음과 삶을 가리킬 때. 죽음과 같은 삶. 삶이자 죽음. 생명이 거한 곳에 어김없이 절반의 지분을 차지한, 삶과 죽음.-12살아남는다 치면 그 영속성이, 그러나 영원한지는 알 수 없는 고작 그뿐인 지속성이 주는 의미란 무엇이겠는지를, 묻지 않는다.-39사람들이 통틀어 옛날이야기라고 부르는 전설이나 신화, 민담에는 그런 이들 천지다. 저주와 천대와 박해를 받지만 사실은 유능하거나 은밀한 축복을 받은 이들이, 잘난 척하다 곤경에 빠진 친인척을 구해내고 기운 집안의 부를 일구거나 마을을 구한다. 미아는 형제들과 세상을 거닐 적에 그런 인간들을 비롯하여 그런 인.. 2024. 9. 22.
글을 읽고_이방인(알베르카뮈) 오늘 엄마가 죽었다. 아니, 어쩌면 어제. 모르겠다. 양로원으로부터 전보를 한 통 받았다. '모친 사망, 명일 장례식. 근조.' 그것만으로써는 아무런 뜻이 없다.-21"천천히 가면 더위를 먹을 우려가 있어요. 하지만 너무 빨리 가면 땀이 나서 성당 안에 들어가면 으슬으슬 춥답니다."그 말이 옳았다. 어쩔 도리가 없는 것이었다.-36 나는 엄마가 죽었다고 대답했다. 언제 그런 일을 겪었는지 알고 싶어 하기에, 나는 "어제"라고 대답했다. 그녀는 흠칫 뒤로 물러섰으나, 아무런 나무람도 하지 않았다. 그건 내 탓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으나, 그런 소리를 사장에게도 한 일이 있었던 것을 생각하고 그만두었다. 그런 말을 해본댔자 무의미한 일이었다. 어차피 사람이란 조금은 잘못이 있게 마련이니까.나는 창문을 닫았고.. 2024. 9. 20.
글을 읽고_잊기 좋은 이름(김애란) 나는 우리 삶에 생존만 있는 게 아니라 사치와 허영과 아름다움이 깃드는 게 좋았다. 때론 그렇게 반짝이는 것들을 밟고 건너야만 하는 시절도 있는 법이니까.-12 기념 세일, 감사 세일, 마지막 세일, 특별 세일. 세상은 언제나 축제 중이고 즐거워할 명분투성이인데. 자기 몸 하나 제대로 가눌 곳 없이 그 축제의 변두리에서, 하늘을 어깨로 받친 채 벌 받는 아틀라스처럼 맨손으로 그 축제를 받치고 있을, 누군가의 즐거움을 떠받치고 있을 많은 이들이, 도시의 안녕이, 떠올랐다.-43말과 글의 힘 중 하나는 뭔가 '그럴' 때, 다만 '그렇다' 라고만 말해도 마음이 괜찮아지는 신비에 있지 않을까 생각하면서.-52속삭임.…… .정작 하고픈 말을 하지 않아도 무관. 계절이 바뀐 뒤에야 바람이 나무에게, 나무가 우리에게.. 2024. 9. 20.